VCANCY_LEADER 기간 : 2016-11-24 ~ 2016-12-08 장소 : 스칼라티움 문의처 : 02. 508. 7204 요금 : - 전시 서울 예매하기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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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단편과 자화상을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 문민정은 2006년부터 〈VACANCY〉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탐욕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주제로 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작가는 끊임없이 욕망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불안심리를 ‘공석(空席)’에 비유함으로써 이를 향해 강박적으로 내달리는 상황을 작품의 소제로 하여 비교적 직설적인 화법으로 표현한다. 〈VACANCY〉시리즈에서 화면의 중심에 자리한 비어 있는 의자는 ‘공석’을 상징한다‘공석’은 비어 있는 상태의 현재와 동시에 익명의 누군가에 의해 채워질 미래에 대한 잠재성의 공간이다바꾸어 말하면 비어 있는 모든 것은 어떤 무엇인가로 채워질 잠재적 가능태(可能態)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듯 ‘비움’과 ‘채움’이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공간은 마치 욕망이 충족되는 동시에 또 다른 욕망을 채우기를 갈구하듯이 교차반복되면서 끊임없는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한편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의자들은 화려한 색상과 장식적인 요소로 각기 다른 외형을 하고 있지만그 이면에는 ‘자리’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을 드러내는 작가의 이중적 시선이 투영되어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난 작품으로 <VACANCY-prestige〉(2012)를 들 수 있다화면에 나란히 놓여 있는 두 개의 의자를 배경으로 수많은 고급구두가 에워싸고 있는 형상을 표현한 작품인데, ‘prestige’라는 클래스를 차지하기 위해 익명의 경쟁자들이 최고급 ‘브로그(Brogue)’로 위장한 채 공석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이 외에도 < VACANCY- Avarice 〉 (2014)와 < VACANCY-Temptation〉(2015)등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듯이화면의 배경에 새겨진 열쇠를 비롯한 여러 상징적 기호들은 탐욕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대한 메타포라고 언급할 수 있다.작가는 ‘공석’을 향하는 심리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변하게 되기 마련이고 성장해야만 하는 숙명론적 논리와 이 진리를 일상이라는 공간에 실행하기 위해 수반되어야 하는 역기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그것이다이러한 측면에서 보건데 ‘공석’에 대한 불안심리는 비단 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에 대한 암묵적인 고백으로 보인다다시 말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지나는 동안 작가로서의 공석에 대한 불안심리와 본인의 언급대로 종교적인 ‘냉담’에 대한 성찰 내지는 고백이 탐욕과 집착이라는 은유를 통해 일종의 자기위안이나 보상적 차원에서 표현된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VACANCY-Prie Dieu>(2015)에서처럼 6개의 의자를 공석으로 형상화하여 종교적인 냉담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였고, <VACANCY-Avarice〉(2014)에서는 공석과 탐욕이라는 외적 형식을 빌어 종교적인 기호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작품에서 ‘공석’을 상징하는 의자 외에 이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등장하는 ‘가방’은 작품의 제목처럼 ‘짐 지어진’ 또는 무언가로 이미 채워진 상태를 의미한다. 2006년 작인<VACANCY-Burden>(2006)으로부터 시작된 ‘채움’에 대한 집착은 현재의 <VACANCY-Persona>(2015)에 이르러 비로소 작가의 정체성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화면의 구성 면에서도 기존의 작품들은 의자와 가방이 중심이 되는 구도를 보였지만, ‘Persona’에서는 인물을 중앙에 두고 배경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미지들이 공석을 향하는 상징적 징후들로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또한 얼굴이 잘린 인체는 가면을 쓴 익명의 존재에 대한 상징일 것이고무언가로 가득 채운 가방을 양 손에 들고 지금 막 영욕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미래의 어느 지점으로 향하는 상황을 표현하였다이는 표면적으로는 비움과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채움에 대한 욕망을 상징한 것으로 이해되지만결국에는 시간의 경과와 일정한 방향성에 의해 페르(persona)가 확립되어 나간다는 논리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VACANCY-Persona>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해온 이 시리즈를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임과 동시에 작가에게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결론적으로<VACANCY>시리즈는 ‘비움’과 ‘채움’이라는 상반된 논리이자 순환적인 과정을 통해 삶을 실행해 나간다는 작가의 자기고백적인 시선을 내포하고 있다앞서 논의했듯이 작품에서 ‘공석’이란 절대적인 무()를 의미한다거나 비움의 차원에서만 이해되지는 않는다오히려 ‘채움을 위한 비움’이듯이잠재성으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한 이중적인 표현이라고 언급해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비움과 채움이라는 동시성과 순환성의 관점에서 보면 삶이란 ‘연기적(緣起的)’인 순환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나혜석 이라고 하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설명이 있다신여성여류 서양화가여권운동가라는 다분히 왜곡된 페미니즘표현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성적인 삶을 살지 못한 여자이고그저 한 인간으로 살고 싶었던 인간 나혜석이다나는 진정한 여성으로서서양화가로서인간 나혜석의 예술적 신념을 재해석 해 보았다여자이기 전에 인간이였고엄마이기전에 화가로서 나혜석이 먼저 였다그의 인생목표는 인간 본질인 '자아실현'인 것이다그 중 인간적인  모습으로는 내가 작품에서 말하는 VACANCY의 아이러니한 양면성과 닮아있다본연의 자리에 소속되어 있을 때 그 자리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공석으로 비워두고는 또 다른더 나은 탐욕으로 가득 찬 공석을 찾아 헤매인다그로 인해 때로는 타인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나의 그림은 기교에만 조금씩 진보될 뿐이요아무 정신적 진보가 없는 것 같은것이 자기 자신을 미워할 만치 견딜 수 없이 괴로운 것이다."에서 보여진 작품에 대한 그의 신념은 어떠한 환경과도 타협점을 허용치 않는다오히려 나에게는 철옹성 같은 그의 신념이 고금을 통하는 항상성을 지니고 있음에 더 없이 반가운것도 사실이다. '자화상'이라는 작품은 현실에 갇혀서 자유를 갈망하고 끝없이 고뇌하는 지금의 현대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그와 대비로'화령전 작약'은 그가 꿈꾸는 이상향을 펼치고 있다나는 두 작품중에서 자화상이라는 모티브를 토르소 형식을 빌어 해석 해 보았다두상을 없앰으로써나혜석 작가의 이야기를 현대인들 누구나로 대입시키며 그들의 갈등을 현실로 확장 시켰다이상향의 표현으로 재해석한 화령전 작약은 그에게 헌화하는 부케형식으로 표현 해 봤다내 작업중에 큰 비중의 소재를 맡고있는 상징적인 빈의자를 배경에 배치 함으로써나혜석이 인정받고 싶었던 명예지위수퍼우먼적인 요소를 성공화된 형상으로 패턴화시켜 드로잉작업과 꼴라쥬 작업으로 병행하였다인간으로서 서양화가로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오늘을 살고있는 나는 나혜석을 100% 지지할 순 없지만그의 예술에 대한 신념과 용기에 작품VACANCY_Self_Realization으로 오마주한다격정의 시대를 살며 가장 여성적인 모습을 꿈 꿨을 그에게 작약 한 다발을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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