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흥사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여러 차례 수려한 경관과 백제 왕이 강을 건너 사찰에 행차하였다는 사실을 기록할 만큼 중요한 사찰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터만 남아있던 왕흥사는 2000년부터 시작된 발굴조사로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2007년 목탑터 조사에서는 577년 백제 위덕왕이 죽은 왕자를 위해 사찰을 창건하였음을 밝혀냈습니다. 왕흥사 발원자와 창건연대, 창건배경이 명확히 밝혀지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자, 우리나라 문화유적 발굴조사의 한 획을 긋는 성과였습니다.
위덕왕은 먼저 세상을 떠난 왕자를 추복追福하고, 동시에 백제 왕실과 백제국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왕흥사를 창건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왕자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이를 백제의 대통합과 번영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위덕왕의 정신이 왕흥사에 녹아있습니다.
2017년 정유년, 국립부여박물관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여군과 함께 1440년 전 정유년에 창건된 ‘백제 왕흥사’를 주제로 특별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왕흥사의 발굴조사 및 연구성과를 종합하여 살펴 볼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가 고난과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통합과 번영의 기회로 승화시킨 위덕왕의 정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