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닮지 않은 나를 닮은 춤
이영선 솔로 무용 공연 <Homemade & Organic>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던가. 하지만, 세상을 좀 더 다른 각도로 바라본다면, 우리 자신과 개개의 삶, 새로 피는 꽃들은 날마다 새로운 것이다. 작가는 "새로움 (Originality)"의 원천을 이런 복제될 수 없는 생명체의 개별성으로 이해한다. "이영선"은 작가 본인인 동시에, 신이 이미 독창적으로 완벽하게 창조한 매력적인 작가의 주된 오브제이자 창작의 원천이다. 이 오브제는 아무와도 닮지 않았으며, 스스로 사고할 줄 알고, 스스로 창조해내며, 스스로가 작품이 되기도 한다. 또한 스스로의 삶을 살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결코 권태롭지도 않다. 작가의 춤은 작가와 분리할 수 없으며 결국 함께 사라질, 잃어버릴 수 없는, 그가 자신 안에서 발견한 보물인 것이다. 작가는 자기 안에 내재된 움직임을 보석을 캐내듯이 발굴하고 정제하여 아무도 닮지 않은, 꼭 저를 닮은 춤을 만들어 내었다. 공연은 "홈메이드 (Homemade)"와 "유기적 (Organic)"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순수 움직임과 공간과의 조형성을 고려한 <달팽이III-섹시한 달팽이>, <이영선>, <혼자 있는 방이 말을 걸다>, <작은 연못 안에 있는 나무 위의 물고기>, 등 여러 개의 솔로 소품들로 구성된다.
[기획의도]
우리 각자는 타인이 될 수 없으며, 그 소중한 존재가치가 타인에 의해 일반화되거나, 특정 기준에 의해 서열이 정해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실상은 자아가 타인의 기준에 끊임없이 재단되고 타인의 말이 자신의 존재를 정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깨어진 거울을 보며, 자신이 깨어져있다고 착각하거나, 거울에게 착각을 강요당하는 경우이다. 이런 왜곡된 거울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본질을 재고하며, 또한 그 안에 스스로 있는 신성을 깨우고 자신의 고유한 본질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타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램에서 본 솔로 공연을 기획하였다.
[아티스트]
<이영선>은 세상의 여러 거울에 자신을 비추며 조각나고 왜곡되고 흔들렸던 자아의 본질을 찾아 헤매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는 작가이다. 이렇게 해서 찾아진 자아의 모습을 유형화하거나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것이 그의 창작물이며 그가 생각하는 예술의 정의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창작물을 "영선아트"라 지칭한다.
<이영선>은 한국과 미국에서 여러 장르의 워크샵과 대학원 수업을 통해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예술언어를 구축해왔다. 그녀의 대표작인 <이영선>은 미국의 케네디 센터, 크레너트 공연 센터, LA 포드 씨어터, 블루멘털 퍼포밍 아트센터, 등에서 호평 속에서 공연 되었으며, 2010년 댄스매거진 주최 전미 학생 베스트 안무/공연상의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2004년 처음 발표한 <달팽이>는 현재까지 네 개의 시리즈물로 발전되었다. 또 다른 솔로작 <침전>은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장학금과, 펠로쉽, 티칭 어시스턴트십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비디오작 <호머와 사과>는 뉴욕대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 및 시카고, 어바나, 서울에서 상연되었다. 2011년 출판된 네틀피올 교수의 <Dance & Alexander Technique>에서는 사진과 비디오 시연을 통해 작업에 참여하였다. 그 외 <오후의 환영>, <벽지>와 같은 독특한 군무 작품들을 추후 국제 프로젝트로 개작 공연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번 공연이 끝나면 2012년 미서부 최대규모인 데라시 레지던스 어워드 프로그램에 안무가로 한 달간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