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거리・자연・사람이 어우러진 도심의 축제
2010 고양호수예술축제
호수 위와 거리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 2010 고양호수예술축제가 오는 10월 7일(목)부터 10월 10일(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과 인근거리에서 개최된다. 2008년 개최 당시 3일 동안 20만 명의 관람객과 86.5%라는 높은 관람객 만족도를 기록한 고양호수예술축제는 올 해 규모가 대폭 확대되어 총 100여 단체 300여 회의 공연이 4일 동안 펼쳐질 예정이다.
100% 물 위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미지극 ‘물 위의 광인들(Water Fools)’
프랑스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에 4차례에 걸쳐 공식 초청된 바 있는 극단 ‘일로토피(Ilotopie)'의 『물 위의 광인들』은 2004년 마르세이유 근처의 작은 마을 ‘뽀-생-루이-듀-론(Port-Saint-Louis-du-Rhône)’의 백 주년 기념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이후 프랑스 주요 축제를 비롯하여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독일 유럽각국과 호주, 싱가포르, 미국,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한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극단의 대표 레퍼토리이다.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 것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차 한대가 물 위를 가로지르며 달리다 고장 난다. 한 남자는 가로등 아래에서 태평스럽게 신문을 읽고 있다. 침대 위에서 꿈을 꾸는 여인도 있고 남루한 청소부는 끊임없이 거리를 청소한다. 신문을 보던 남자의 머리에 불이 붙으면 무대 위에 환상적인 장면들이 펼쳐진다. 어릿광대 사이로 유유히 걸어 다니는 벌거숭이 왕, 천사와 악마, 3m의 높은 바퀴 위에서 노래하는 오페라가수와 그 아래에서 바퀴를 저어가는 노예...다양한 군상들이 펼쳐 보이는 각각의 장면은 교육과 인종문제 같은 보편적 이슈에 대한 냉정한 시선을 보여주기도 하며, 평생을 경쟁과 권력구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외로운 삶의 단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삶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몽환적이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장 인상적인 포인트는 단연 화려한 불꽃놀이 아래 길을 잃은 듯한 배우들이 물 위에서 펼치는 연기이다. 기묘한 배우들, 불꽃놀이, 서정적인 음악, 조명 장치들은 웅장한 빛과 폭죽 장치의 조화를 통해 인간 존재의 덧없고 비극적이며 동시에 유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낸다.
모든 장면들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각각의 등장인물이 선사하는 시각적인 즐거움만으로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 무리는 없다. 작품이 끝나면 상상력으로 펼쳐진 신기루 같은 우리의 일상과 꿈의 세계가 강렬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각인될 것이다. 이 한 작품을 위해서라도 2010고양호수예술축제를 방문할 이유가 충분하다.
한국, 프랑스, 호주, 영국, 일본의 수준 높은 초청공연과
참신함에서 완숙함까지 거리를 도발하는 참신한 거리예술가의 조화
국내외의 대표적 거리공연팀들을 엄선한 공식초청작은 거리공연의 진수를 선보이게 된다. 프랑스 거리무용 단체인 엑스니일로와 한국의 프로젝트 외 팀이 한국의 현대적 이미지를 콘셉트로 하여 기획한 거리무용 신작 ‘Nal Boa', 깊이 있는 신체극으로 주목을 받아온 극단 몸꼴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새로운 공연 ‘빨간구두’, 호주의 대표적인 거리극단 스트레인지 프룻이 5m 장대 위의 커다란 구에서 펼치는 서정적인 공연 ‘스피어스’, 호수공원의 장소적 이점을 활용하여 시작과 끝이 없는 순환과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줄 공작소365의 신작 ‘모래 1/8mm', 6m 높이까지 올라가는 두 개의 대형 슬링키 안에 들어간 배우들이 슬링키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영국 베드람 오즈의 ‘슬링키 러브’, 일본의 신세대 거리예술가 ‘케라’ ‘다이치’ ‘모리따’의 거리공연 등 총 18개 단체가 초청되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호흡하고자 하는 공연단체들의 지원으로 구성되는 ‘자유참가작’은 올해 101개의 지원자들 중에 서류심사와 단체별 협의를 통해 총 68개 팀의 작품이 소개된다. 연극, 인형극, 무용, 마임, 퍼포먼스, 영상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선택의 고민과 기쁨을 함께 안겨줄 것이다.
청명한 가을, 예술로 물드는 고양 호수공원으로의 나들이
고양호수예술축제의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극단몸꼴의 ‘빨간 구두’ 제외), 누구나 자유롭게 공연을 선택하며 관람할 수 있다. 4일 내내 낮부터 저녁 늦게까지 빼곡히 들어찬 거리예술의 향연과 함께 올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맞이하고픈 가족・친구・연인이 있다면 고양 호수공원은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