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여몽 개인전 《story》
갤러리 제이원 서울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24
2.2 – 2.12 (월 휴무)
이여몽 작가의 화면 앞에 서면 무엇보다 먼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전해집니다. 오랜 공백 이후 다시 작업을 시작한 작가는 유행이나 시장의 속도와는 다른 리듬으로,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신앙의 경험을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축적해 왔습니다. 그 결과는 거대한 담론의 선언이라기보다, 매일의 감정과 생각이 색과 빛, 그리고 물질의 결로 옮겨져 한 편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작가는 자유로운 생각과 감정을 색·선·형태로 표현하고자 하며, 붓의 제스처 대신 ‘부어지고 응고되는 색’이 스스로 형태를 만들도록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한지와 양지를 접목시키는 일 또한 단순한 재료 실험이 아니라, 화면 속 요소들이 서로의 언어로 대화하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행위입니다. 물감은 떨어지고 번지며 굳고, 종이는 스며들거나 견디며 화면의 결을 바꿉니다. 작가는 그 과정에서 재현과 모방의 한계를 넘어 조형 요소들이 스스로 어우러지고 드러나도록 선택하며, 작업실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물감 덩어리나 사소한 오브제까지도 귀하게 화면으로 불러들입니다. 작가가 작업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하는 ‘선택’은, 바로 이 지점에서 더욱 또렷해집니다. 완성된 결론보다 ‘만들어지는 삶’의 움직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추상이 때로 소통의 직접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이여몽의 추상은 생활 경험에서 길어 올린 감흥과 표현 충동으로 음악이나 소설처럼 서사를 엮어갑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수많은 아름다움과 슬픔 가운데 무엇을 화면으로 들일 것인가, 그 선택은 삶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향유하는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과장 없이 순수하고 솔직한 화면, 즉흥성과 지속성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조형 언어가 관람자 여러분에게 따뜻한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위치 URL : http://www.galleryjo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