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6-10-07 ~ 2026-10-28
장소 : 무민랜드 제주
문의처 : 02-725-2930
요금 : 무료
전시 제주
예매하기

상세정보

김연수의 회화에서 자연은 기억과 감정이 개입하면서 새롭게 구성된다. 이동 중 스쳐 지나간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초기 작업부터 최근의 들풀과 나무, 구름과 파도에 이르기까지, 김연수의 관심은 객관적인 형상을 옮기는 데 있지 않았다. 실제로 보았던 장면은 기억 속에서 변형되고, 다시 그 장면을 마주하는 순간의 감정과 결합한다. 자연은 외부의 대상인 동시에,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게 하는 매개가 된다.

이런 작업은 이미 알고 있는 감정을 그림으로 옮기는 일과는 다르다.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이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고, 작가는 그 반응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붓을 든다. 얇은 물감을 비비고 긋고 쌓아가는 행위는 대상을 묘사하는 동시에 불분명한 감각을 점차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동양화의 획과 호흡, 유화의 물성과 색의 중첩이 결합된 화면에서 명확하게 닫히지 않는 외곽선과 반복되는 붓질은 대상의 형태를 고정하기보다 시간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상태를 드러낸다. 회화는 완성된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 아닌, 감정이 인식되는 과정을 포함하는 형식이 된다.

이번 전시 <예기치 못한 손님>은 이러한 흐름 위에서 풍경과 감정을 대하는 태도에 새로운 강조점을 둔다.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감정처럼, 우연히 마주친 자연은 어느 순간 작가의 시선을 붙잡고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마음을 드러낸다. 작가의 이전의 작업이 불분명한 감정을 회화의 과정에서 조금씩 알아가고 정리하는 일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그 감정을 반드시 명확한 의미로 귀결시키지 않으려 한다. 감정의 탐색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가 도달해야 할 결론을 미리 설정하지 않는 것이다.

풀숲 사이의 작은 꽃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흐르는 물가의 새처럼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에서 작가는 이들을 설명하기보다, 우연히 마주한 순간의 인상과 그때의 감정을 화면에 남긴다. 여러 색을 섞고 붓질을 반복하면서 자연의 형태와 분위기를 구성하지만, 그 감정이 무엇인지 하나의 답으로 정리하지는 않는다. <예기치 못한 손님>은 작가에게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도이며, 관람자에게는 익숙한 자연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시 바라보는 기회를 제안한다.

-갤러리나우 큐레이터 유한식

오시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