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은 정유재란이 일어난 지 7주갑(420년)이 되는 해를 맞아 특별전 <정유재란 1597>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징비록懲毖錄』(국보 제132호)을 비롯하여 정유재란 관련 문화재 150여 점(보물 10건 15점 포함)이 출품된다. 학술교류협정기관인 일본 나고야성박물관의 협조로 7건 10점의 일본 문화재도 소개된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일본 수군 장수 구키 요시타카九鬼嘉隆(1542-1600)의 후손들이 대대로 보관해 온 임진왜란 당시 사용된 대장군전大將軍箭이다.
임진왜란특성화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정유재란의 실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시도한다. 전쟁 당시 주요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전쟁의 전모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종전 이후 조선·명·일본 동아시아 삼국에 전란이 끼친 영향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시는 크게 5부로 구성된다.
1부는 ‘정유재란 이전 강화협상과 조선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1593년 명과 일본 간의 강화협상이 시작된 때부터 강화협상이 결렬될 때까지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다룬다. 2부는 ‘전쟁의 재개와 일본군의 공세’라는 주제로 정유재란 초기 일본군이 칠천량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남원성, 황석산성, 전주성을 연이어 함락하고 전라도와 충청도를 공격하는 시기를 다룬다. 3부는 ‘조명연합군의 반격과 주요 전투’라는 주제로 조명연합군이 직산전투와 명량해전에서 일본군의 기세를 꺾은 뒤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를 다룬다. 4부는 ‘전쟁의 기억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전쟁이 남긴 유산을 생각하는 코너이다. 5부는 ‘종전 이후 동아시아 질서의 변화’라는 주제로 전쟁이 끝난 뒤 조선·명·일본 삼국의 변화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일본과의 전쟁으로 남아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조선의 산성과 왜성倭城에 대한 영상 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가 정유재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16세기 조선에서 일어난 동아시아 국제전쟁이 갖는 현재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